논문은 이와이 슌지의 영화 <릴리슈슈의 모든 것>을 중심으로 영화적 재현속에 나타난 자살의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. 영화는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맹목적인 왕따, 학원 폭력, 원조 교제 등으로 얼룩진 병든 자화상과 그 안에서의 좌절과 고통을 담고 있다. 영화의 시각적 서사적 분석을 통해 논문은 사춘기의 불안의 상태로부터 비롯된 감상적이고 우울적인 정조가 이 영화의 주요한 정서로 나타나고 있음을 주목하고 있다. 사춘기는 유년 시절에 있었던 근원적 상실 경험이 성징의 등장과 함께 새롭게 재(再) 문제화되는 시기이다. 그들에게 이 시기는 성적 욕구의 억압, 자유로움의 제한, 학업 성취의 압력, 친구 관계의 변화, 성숙과정이 요구하는 현실에 대한 이해 등이 급작스럽게 나타나는 시기이다. 이 갑작스러운 성숙에의 요구로부터 사춘기는 혼란의 상태에 놓여 지는데 이 상태는 아이가 어머니와의 분리로부터 좌절을 겪게 되었던 유아기의 상실의 상처에 대한 무의식적 심층의 불안이 귀환하는 것이고 그 속에서 어머니로부터 분리되는 아픔에 대한 대체물을 찾으려는 그들의 비현실적인 모색이 극화된 방식으로 상연되어 지는 시기이다. 논문은 이 영화 속에 나타난 감상과 우울의 문제를 주목하면서 성숙이란 우울과의 대화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주목하고 있다. 그리고 이 영화가 자살의 충동적 욕구에 휩싸인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정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. 하지만 이 공감대 자체가 치유의 성과로서 나아가기 위해서는 '우울과의 대화'라는 통찰 과정이 동반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.

